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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가 전 세계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자동차 공정을 실시간 컨트롤하는 '스마트 태그(Smart tag)'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자동차 공정 과정을 실시간 무선통신으로 자동으로 제어해 불량률 제로(0)를 실현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현대·기아차 고위 관계자는 15일 "지난달 현대·기아차 일부 공장에 세계 최초로 스마트 태그를 도입하며 본격적인 스마트 공장 체제로 돌입하게 됐다"며 "전 세계 34개 공장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기술은 현대·기아차 '생기(생산기술)개발센터'가 2015년 하반기부터 1년 반 동안 연구한 끝에 개발에 성공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이 개발한 스마트 태그는 생산 중인 차량에 부착돼 각종 설비와 양방향으로 무선통신을 할 수 있는 소형 단말기다. 모든 공정에 들어가며 차종, 판매 국가, 입고 순서 등 자동차 생산 과정의 주요 정보를 생산 설비와 주고받는다. 


스마트 태그는 고용량 메모리, 무선통신 칩, 위치추적 센서 등으로 구성되며 자석이 내장돼 있어 차량 좌측 상단에 간편하게 탈부착할 수 있다.


핵심 부품은 무선통신 칩이다. 무선통신 칩은 공장 내에서만 통용되는 주파수 영역대를 활용해 메모리에 저장된 차량 생산 정보를 공장 내 설비와 주고받는다. 고용량 메모리는 한 대의 자동차가 제작될 때 필요로 하는 모든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위치추적 센서는 생산 중인 차량의 위치와 움직임을 송출한다. 스마트 태그가 차종과 사양 등 해당 자동차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스마트 커넥터(Smart Connector)로 보내면 스마트 커넥터는 이를 생산 설비에 보낸다. 생산 설비는 수신한 정보에 따라 자동차 조립·체결 등 각종 작업을 진행한다. 작업이 끝나면 모든 작업 내역은 스마트 태그에 저장되고 저장된 차량별 생산 이력은 중앙 서버로 전송된다.


현대·기아차는 스마트 태그를 도입하면서 스마트 공장 체제로 본격 진입하게 됐다. 현재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혼류 생산체계'를 채택하고 있다. 혼류 생산체계는 한 개의 공장


라인에서 여러 차종을 한꺼번에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차종 분류가 정확히 이뤄지지 않으면 불량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에 차량이 각 공정에 진입할 때마다 각종 센서와 바코드 스캐너 등을 사용해 차종과 사양을 분류해왔으며, 작업자는 사양표시 용지를 통해 조립해야 할 부품 정보를 확인했다.


스마트 태그를 도입하면 사람이 눈으로 차종과 사양을 확인할 필요가 없어진다. 스마트 태그가 차종과 사양을 설비와 체결공구 등에 무선통신으로 알려주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스마트 태그 외에 각종 초음파 센서, 바코드 스캐너 등 부가적인 장비도 필요하지 않아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까닭에 작은 오류도 즉각 시정할 수 있어 불량률 제로(0)가 가능해진다.


자재 비용도 절약된다. 예를 들어 부동액 주입 공정으로 차량이 들어오는 경우 '차종 : 쏘렌토' '순서 : 1285번' '판매국 :러시아' 등의 정보가 '스마트 태그'에서 공정 입구의 '스마트 커넥터'로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부동액 주입기는 이를 통해 극한지인 러시아 기준의 부동액 농도와 주입량을 정확히 맞출 수 있다. 기존에 극한지 기준으로 부동액 주입량을 통일하며 발생했던 비용 낭비가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스마트 태그를 신공장에 적용하는 비용은 기존 정보 분류 시스템 대비 60% 수준"이라며 "기존 공장에 적용할 경우 신차 생산 계획을 2회만 추가해도 투자 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주문생산 체계나 자율생산 체계를 앞당길 수 있는 스마트 팩토리 기반 기술로서도 가치가 크다는 평가다. 


■ <용어 설명>


▷ 스마트 태그 : CPU, 무선통신 칩, 위치추적 센서, 메모리를 활용해 공장 내 생산 중인 자동차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장치. 인식 거리가 1㎞에 달해 1m 안에 있는 바코드로만 판독 가능했던 RFID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스마트 태그를 활용하면 전 세계 자동차 공장에서 생산 중인 차량의 정보 수집이 실시간으로 가능해진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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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5, 매일경제][단독] 현대기아차, 스마트공장 시대 열었다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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